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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가슴을 낮게 만드는 김수우 시인의 맑은 산문집

이 책은 원도심에서 인문학 북카페 <백년어서원>을 운영하고 있는 김수우 시인이 

일상 속의 경험 속에서 길어올린 생각과 언어를 담은 산문집이다.

문학 또는 인문학에 대한 사유와 실천에 대한 고뇌를 담담히 풀어내고 있다.

 

지은이·사진: 김수우

펴낸날 : 2015년 1월 2일 1판 1쇄

크기 : 신국판(15x22cm)

총페이지 : 304p 

ISBN  978-89-90969-87-3 03810 

책값 : 15,000원

서평

김수우 시인과 있으면 어릴 적 불 때던 아궁이 앞에 있는 것 같다. 세상은 빗발 날려 으스스 추운데 환하고 따뜻하고 가난한 빛이 나를 비춘다. 그 빛이 본래라는 것을 스스로 되찾게 한다. 존재의 경이와 신비가 이토록 무참해지는 세상일수록 우리의 몸이 더욱 타자의 말을 듣는 공경스러운 귀가 되어야 한다고 그는 지극히 말한다. 그의 언어는 존재다. 글 속에 반복되는 ‘지극함’, ‘믿는다’, ‘심연’, ‘타자’, ‘희망’, ‘침묵’, ‘사랑’ ……, 이 장작 같은 말들은 길을 만들며 걸어가는 자의 외로운 발자국이다. 하루종일 사람들을 건네주고 나루에서 혼자 삐걱이는 나룻배, 그가 <백년어> 셔터를 내리고 돌아서던 골목길에 올려다보는, 없어지지 않는 별이다.  

-이선형 (시인)

 

 

그의 시와 마찬가지로 김수우 시인의 산문은 명징하고 정갈하다. 그의 글을 읽는 것은 햇살 고이 비치는 맑은 샘물 한 바가지 마시는 것과 같다. 혹은 잘 마른 빨래를 찬찬히 개키는 것과 같다. 시인의 직관으로 길어 올린 두레박에는 생의 비의가 가득 흘러넘친다. 시인의 감성으로 헹구어낸 영성적 사색은 투명하게 바람에 나부낀다. 그의 스승은 일상이다. 삶의 길목에서 굽이굽이 마주치는 사람과 풍경이다. 그의 눈길은 히말라야 설산에서부터 물방울 하나에까지 고루 미친다. 미소하고 약한 것들은 그의 시선에 포착될 때 비로소 존재의 의미를 얻는다. 그의 목소리는 속삭이듯 잔잔하지만 그가 보여주는 지식과 지성의 부피는 크다. 낮아져라, 작아져라, 세상에 손을 뻗어라. 그는 우리에게 부드럽지만 단호하게 권한다. 아, 고마운 일이다. 그의 글을 읽으며 거칠고 빠르게 내달리기만 했던 내 삶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것은.  

-강동수 (소설가)

 

저자 김수우

김수우는 부산 영도 산복도로 골목이 고향이다. 1995년 <시와시학> 신인상으로 등단하면서 시인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늦깎이로 경희대학교 대학원 국문과를 졸업한 후 공존하는 자유와 꿈에 열중하는 중. 서부 아프리카의 사하라, 스페인 카나리아섬에서 십여 년 머물렀고, 대전에서 십 년 가까이 지내면서 백년지기들을 사귀었다. 틈틈히 여행길에 오르며 사진을 좋아한다. 이십 년 만에 귀향, 부산 원도심에 인문학 북카페 <백년어>를 열고 너그러운 사람들과 종알종알 퐁당퐁당 지내고 있다. 

  모든 우연을 필연으로 여기면서도 강박관념이 많고, 뒷걸음질하면서도 나아가는 중이라고 자신한다. 사람을 사랑하는 일, 자유를 배우는 일에 용감한 편이나 고지식하고 답답하다. 시집『길의 길』,『당신의 옹이에 옷을 건다』,『붉은 사하라』,『젯밥과 화분』 산문집 『씨앗을 지키는 새』,『백년어』,『유쾌한 달팽이』를 상재했으며, 사진에세이집으로『하늘이 보이는 쪽창』,『지붕 밑 푸른 바다』,『당신은 나의 기적입니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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